우한서 온 23번 환자, 2주간 국내 여행…입국자 관리 허점 고스란히

입력 2020-02-06 17:25   수정 2020-02-07 06:44


9510가구가 입주해 강남 3구 안의 ‘미니신도시’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가 나와 일대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주변 초등학교는 휴업에 들어갔고, 헬리오시티 측은 경로당, 독서실, 헬스장 등 아파트 내 커뮤니티 시설을 폐쇄했다. 그러나 환자의 동선 공개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은 외출을 극도로 꺼리는 등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 서대문구에서도 23번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일대 지역 주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23번 확진자는 중국 우한에서 한국으로 온 중국인 관광객으로 정부의 전수조사 대상이었다. 하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다가 입국 후 2주가 지난 5일에야 검사가 이뤄져 입국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확진자 동선 몰라 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는데 어느 단지에서 나왔는지 확실한 통보를 받은 게 없어요.” 이날 헬리오시티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은 “어린이집에서 감염병이 퍼질까봐 급하게 손녀를 집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했다. 헬리오시티 관리소 관계자는 “아직 구청에서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주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커뮤니티를 임시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헬리오시티 인근에 있는 송파구 가락초·가원초·해누리초와 강동구 강명초 등 초등학교 네 곳은 하루 휴업을 결정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등원시키는 한 학부모는 “19번째 확진자가 인근 학교 학부모여서 학교 측에서 오전 9시에 자녀를 하교시킨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상가 내 한 이비인후과는 “중국 방문자는 병원으로 들어오지 말고 1339로 문의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입구에 붙여놓았다. 50대 여성 입주자 이모씨는 “어느 단지에 사는지 확진자 거주지에 대한 소문만 무성한데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지 않아 더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헬리오시티 주민은 “어떤 동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 보건소에 물었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우한발 입국자 76명 아직 못찾아

23번 확진자는 7명의 중국인과 함께 입국해 서대문구 다가구 주택에 머무르던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맘카페 회원은 “23일 우한에서 입국했으면 그동안 접촉자 수도 많았을 텐데 외출하는 게 두렵다”고 했다.

인천공항 검역과정에서 격리조치된 1번 환자와 달리 23번 환자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3일 입국한 뒤 14일 동안 무방비로 노출돼 입국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한에서 입국해 전수조사 대상자로 분류된 2991명(한국인 1160명·외국인 1831명) 중 한국인 28명과 외국인 48명이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김강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경찰청과 외교부 등을 통해 추가로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등 연락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확진 환자 23명 가운데 우한시 등 중국을 방문한 사람은 10명이다. 국내 확진 환자의 접촉자는 총 1234명이다. 접촉자 가운데 9명이 확진 환자다. 현재 격리돼 바이러스 검사 중인 유증상자는 169명이다. 누적 유증상자는 862명으로 이 가운데 693명은 격리 해제됐다.

전예진/이주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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